또 다른 하나의 여행을 위하여

인생은 수없이 반복되는 여행의 연속입니다. 우리는 인생의 계속되는 여정 중에 있습니다. 아마도 우리의 본향 시온(Sion)에 이르기까지 계속될 것입니다. 2009년도의 이 여정에 무슨 일이 닥치게 될 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계획한 일이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그 뜻 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 모든 일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롬eight:28)게 된다는 것입니다. 끝임없이 반복되는 여행이 어쩜 새로운 호기심과 긴장으로 기대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인생이 이런 여행의 한 과정임을 잘 보여주는 소설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영국의 작가 다니엘 데포(Daniel Defoe,1661-1731)의 '로빈슨 크루소'(Robinson Crusoe,1617)입니다.

이 소설의 끝은 주인공 로빈슨이 또 다른 여행을 시도하는 것으로 끝납니다. 그렇게 해서 새롭게 기록된 소설이 1724년에 발표한 ‘새로운 세계일주 항해기’(A New Voyage Round the World)이기도 합니다. 끊임없이 계속되는 여행에의 열정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실은, 이런 소설들에서 미지의 세계의 이곳저곳을 여행하고 그것을 기록하는 것은, 단순한 어떤 지역을 방문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의 일상적인 삶을 이렇게 긴장과 새로움의 호기심을 갖고 살아갈 것을 요청, 혹은 호소하는 것입니다.

이런 일상 속의 새로운 체험은 무엇보다도 독서를 통해서 가능합니다. 군중 속의 소란함을 떠나서 우리는 책을 읽음으로 인하여 새로운 세계로 여행할 수 있게 됩니다. 책 속에서 그 주인공의 경험하게 되는 긴장과 스릴, 고통과 한숨, 환희와 좌절 등을 경험하면서, 질문도 던지고 답도 발견하기도 합니다. 그 주인공을 창조한 작가와도 무언의 대화를 나누기도 합니다. 그런 대화를 시도하기에 적절한 책이 바로 ‘로빈슨 크루소’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소설을 어린이동화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오해는, 이 소설을 어린이들을 위한 요약판으로 소개된 것을 읽게 되어서 생긴 것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얼마 전부터 완역판으로 국내에 소개되고 있습니다(1993, 자유교양사). 이 완역판을 읽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이것은 결코 어린이동화가 아닙니다. 성인들이 진지하게 읽을 수 있도록 고려된 책입니다. 특별히 크리스챤들이 읽어야 할 필독서입니다.

로빈슨 크루소는 어린 시절 부모님을 통해서 신앙교육을 받으면서 자랍니다. 하지만, 그 자연적인 본성(그것은 타락한 본성입니다)이 그 교훈들을 마음에 담아두지 못하게 합니다. 세상의 즐거움이 좋아서 세상의 이곳저곳을 구경하러 다닐 수 있는 선원이 됩니다. 몇 번의 사고를 통해서 바다여행을 하는 것에 대해서 하늘의 경고를 받지만, 그의 선원생활은 계속됩니다. 그러다가 결국 큰 폭풍을 만나, 난파를 당하게 됩니다. 다른 선원들은 모두 죽고 로빈슨만 구사일생으로 어느 삼일교회 samil.org 무인도에 오르게 되지요. 중요한 것은, 그 무인도에서의 생활을 통해서 로빈슨은 진정으로 하나님을 만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로빈슨은 진정으로 하나님을 만나기 전에도 구사일생으로 살아있게 되는 것에 대해서 희열과 하나님께 대한 감사를 느끼기도 합니다. 위급한 일 중에서도 ‘자비를 베푸소서’ 기도합니다. 하지만, 그가 진정으로 하나님을 알게 되는 계기는, ‘커다란 먹구름 속에서 활활 타오르는 불꽃을 일으키며 한 남자가 내려’오는 꿈을 꾸게 된 것에서부터입니다. 그 남자가 말하기를, “넌 모든 일을 겪고도 뉘우칠 줄 모르니 이제 널 죽여야겠다”고 합니다. 그 일을 계기로 해서 자신의 영적 무지를 깨닫게 되고 죄의 각성이 일어납니다. 그런 각성 속에서, 이전에 파선된 배에서 건져놓았던 짐 속에 있던 성경을 마침 발견하고 겸비한 심령으로 읽기 시작합니다. 그리하여 죄로부터 구원받는 것이 어떤 곤란으로부터 구원받는 것보다 훨씬 큰 축복임을 깨닫게 됩니다. 이런 구원의 은혜를 체험한 뒤로는, 고독하고 고통스러운 무인도의 삶이 오히려 ‘줄곧 집을 떠나 여행하고 있다는 기분을 느끼’는 생활이었습니다. 행복하였습니다. 이렇게 기록합니다: “나는 이 비참한 환경 속에서도 나의 삶이 과거의 삼일교회 내 생애처럼 몹쓸, 더럽고 지긋지긋하던 삶보다 얼마나 행복한가를 비로소 분별있게 느끼기 시작했다.” 감사가 넘치게 되었던 것입니다. 참된 구원을 체험한 것입니다. 그 이후의 그의 생활은 위기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더욱 체험하게 되는 삶이었습니다. 죽음의 위기조차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동행을 체험하게 되는 여행이 됩니다. 마침내 그는 그 무인도에서 벗어나 고향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하였던 것처럼, 다시금 새로운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하나님과 동행하는 여행을 즐기고 있는 것입니다.

2009년- 새로운 여행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임마누엘 되시는 하나님께서 우리와 동행하시는 여행길입니다. 위기와 곤란이 오히려 은혜의 풍성함을 체험하게 되는 기회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이 여행길을 떠납니다. 로빈슨의 감사가 우리 모두의 감사이기를 기원합니다: “이 순간부터 나는 이 버림받고 고독한 상태에서 얻는 행복이 세상에서 어떤 특정한 신분으로 얻을 수 있는 행복보다 더 클 수 있다고 마음 속에 확신했다. 그리하여 이런 생각으로 하나님이 나를 이 곳(무인도)으로 보내신데 대한 감사를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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